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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2027 (하이루프, 블랙잉크, XRT)

항기의계절 2026. 9. 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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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저는 SUV에 하이루프를 얹는다는 발상을 처음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카니발이나 스타리아 같은 MPV라면 모를까, 대형 SUV의 루프를 통째로 높인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2027 팰리세이드 연식 변경 라인업을 들여다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하이루프부터 블랙잉크, XRT까지 세 가지 새 라인업이 추가됐고, 가격 논란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이루프와 블랙잉크, 기대와 현실 사이

    제가 직접 팰리세이드를 타봤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건 공간감이었습니다. 제네시스를 제외하면 현대에서 가장 비싼 SUV답게 실내 고급감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그래서 하이루프 모델이 나온다고 했을 때, 그 공간이 200mm 더 높아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어느 정도 감이 왔습니다.

    전고(全高)는 기존 대비 200mm 높아진 2,005mm입니다. 여기서 전고란 지면에서 차량 루프 최상단까지의 높이를 말하는데, 2,005mm면 어지간한 지하주차장 제한 높이인 2.1m를 넉넉하게 통과합니다. 루프 면적 자체는 240mm를 높였지만 에어로다이나믹(공기역학적 설계)을 강화해 연비 차이를 리터당 약 0.2km 수준으로 억제했다고 합니다. 에어로다이나믹이란 차량이 주행 중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도록 차체 형상을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루프가 높아지면 공기 저항이 커져 연비가 나빠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 부분을 설계 단계에서 보완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실내로 들어가면 21.4인치 하이루프 후석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천장에 붙어 있습니다. LGTV 기반으로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 플러스까지 지원한다는 점은 분명히 강점입니다. 기존 팰리세이드는 등받이 양쪽에 모니터가 따로따로 달려 있었는데, 같은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없는 구조라 제가 실제로 써보면서 꽤 불편하다고 느꼈던 부분입니다. 하이루프 버전은 큰 화면 하나로 통합됐으니 이 점은 확실히 개선됐습니다.

    다만 실내 조명 설계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스태리 스카이(Starry Sky)라고 해서 천장 일부에 별빛 효과를 넣었는데, 여기서 스태리 스카이란 천장 소재에 미세 구멍을 뚫어 광섬유 빛이 새어나오도록 한 조명 연출 방식입니다. 롤스로이스나 일부 고급 카니발에서 천장 전체가 별빛으로 뒤덮이는 효과와는 달리, 팰리세이드 하이루프는 적용 면적이 좁아서 감동의 깊이가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장이 넓어졌는데 오히려 조명은 아쉽다는 느낌, 저만 그런 건 아닐 겁니다.

    블랙잉크 트림은 예상보다 잘 뽑혔습니다. 그릴부터 사이드 미러, DLO 몰딩(차량 측면 유리 테두리 장식)까지 크롬을 전부 걷어내고 블랙으로 통일했습니다. DLO 몰딩이란 측면 창문 주변을 감싸는 테두리 장식으로, 기존 팰리세이드는 이 부분에 반짝이는 크롬을 써서 고급감을 표현했는데 블랙잉크는 이걸 무광 블랙으로 바꿨습니다. 캘리그래피 트림에 160~170만 원만 더하면 선택할 수 있으니 체감 가성비는 나쁘지 않습니다.

    • 하이루프 전고 2,005mm — 일반 지하주차장(2.1m 제한) 진입 가능
    • 21.4인치 후석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LGTV 기반, 넷플릭스·유튜브·디즈니 플러스 지원)
    • 하이루프 하이브리드 7인승 기본가 8,159만 원 / 풀옵션 8,862만 원
    • 블랙잉크 트림 추가 비용 7인승 기준 170만 원 (캘리그래피 기준)
    • VIP 패키지(하이루프 버전 393만 원) — 7인승 전용, 3열 발 공간 축소 유발

    가격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이루프 하이브리드 풀옵션이 8,862만 원이면 카니발 하이브리드 하이리무진 7인승(약 8,084만 원),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 풀옵션(약 8,578만 원)보다 비쌉니다. 심지어 도요타 알파드 기본 프리미엄 트림이 약 8,790만 원 수준이라 팰리세이드 하이루프보다 싸다는 점은 솔직히 좀 당혹스러웠습니다. 현대차의 상품성 다양화 노력은 인정하지만, 이 가격대에서는 수입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생겨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출처: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공식 페이지

    VIP 패키지는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2열 중앙에 콘솔 박스가 생기면서 3열로 이동하는 통로가 막히고, 3열 탑승자의 발 공간도 줄어듭니다. 3열까지 실제로 사람을 태울 계획이라면 이 옵션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대형 SUV를 고를 때 3열 활용도를 간과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요약: 하이루프는 공간·엔터테인먼트 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조명 설계와 가격 경쟁력에서 아쉬움이 있고, 블랙잉크는 비용 대비 디자인 변화 폭이 크다.

     

    XRT 트림, 진짜 오프로더인가 스타일링인가

    XRT 트림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그릴에서 시선이 멈췄습니다. 인더스트리얼 감성으로 설계된 전면부는 기존 팰리세이드와 전혀 다른 느낌이었고, 군용 장비처럼 투박하고 강인한 인상이 확실했습니다. 원래 북미 시장에서 오프로드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트림인데, 이번 연식 변경을 계기로 국내에도 정식 출시됩니다.

    XRT의 외관은 스키드 플레이트(Skid Plate)를 강조하는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스키드 플레이트란 험한 지형을 주행할 때 차체 하부의 엔진 오일팬이나 트랜스미션을 돌이나 장애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금속판입니다. 다만 국내 보행자 안전 규정상 범퍼 하단을 크게 깎아낼 수 없어서, 실제 진입각(차량 앞부분이 장애물을 넘을 때의 각도) 개선 효과보다는 디자인 표현에 가깝습니다. 출처: 한국교통안전공단

    휠은 20인치 XRT 전용 디자인이 들어갑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XRT 프로 모델은 18인치 AT 타이어(All-Terrain Tyre, 일반 도로와 비포장도로 모두를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타이어)를 장착하는데, 국내 XRT는 20인치라 실질적인 오프로드 성능보다는 오프로드 스타일을 구현한 트림이라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이 점은 미리 알고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가격 비교도 해봤습니다. H픽(H-PICK) 트림과 XRT를 가솔린 7인승 기준으로 비교하면 H픽이 약 5,203만 원, XRT가 약 5,382만 원으로 차이가 179만 원 수준입니다. XRT에는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과 2열 통풍 시트가 들어가는 반면 천연 가죽 시트가 빠집니다. 제 경험상 이런 트림 선택은 결국 내가 어떤 감성을 원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도심 위주 운전이라면 H픽이, 투박하고 강한 인상을 원한다면 XRT가 더 잘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기본 익스클루시브 트림도 이번 연식 변경에서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와 파노라믹 커브 디스플레이가 기본 장착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옵션으로만 선택 가능했던 항목들인데 기본화된 건 분명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전방 충돌 방지 보조(FCA) 범위도 교차로 대향차 대응 및 회피 조향 보조까지 확장됐고,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도 깡통 모델부터 기본 적용됩니다. NSCC란 내비게이션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커브나 요금소 앞에서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해주는 기능으로, 장거리 운전 피로도를 크게 낮춰줍니다.

    요약: XRT는 오프로드 성능보다 오프로드 스타일에 집중한 트림으로, H픽과 179만 원 차이라면 디자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충분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팰리세이드 하이루프는 지하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나요?

    A. 전고 2,005mm로 설계됐기 때문에 제한 높이 2.1m인 일반 지하주차장은 문제없이 진입 가능합니다. 다만 일부 오래된 건물의 지하주차장 중 2.0m 이하 제한이 있는 경우가 있으니, 자주 이용하는 주차장의 높이를 미리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Q. VIP 패키지는 넣는 게 좋은가요?

    A. 7인승 전용 옵션이고, 2열 중앙 콘솔 박스가 생기면서 3열 통로와 발 공간이 줄어듭니다. 3열에 실제로 탑승자를 태울 계획이 있다면 VIP 패키지는 오히려 불편함을 키울 수 있습니다. 차 안에서 스마트폰 무선 충전이나 냉온장 컵홀더 같은 편의 기능이 꼭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Q. XRT 트림이 실제로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한가요?

    A. 국내 출시 XRT는 20인치 전용 휠을 장착하고 있어 실질적인 오프로드 성능보다는 오프로드 스타일링에 초점이 맞춰진 트림입니다. 미국 XRT 프로처럼 18인치 AT 타이어와 전자식 후방 차동 제한 장치(ELSD)가 함께 적용되는 구성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XRT는 일상 도로에서 강인한 외관을 원하는 분들에게 어울리는 선택입니다.

     

    Q. 하이루프 추가했을 때 연비가 많이 떨어지나요?

    A. 현대차 발표 기준으로 에어로다이나믹 설계를 강화해 기존 모델 대비 연비 차이를 리터당 약 0.2km 수준으로 억제했습니다. 팰리세이드가 원래부터 연비가 특출난 차량은 아니기 때문에 하이루프를 선택한다고 해서 체감 연비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Q. 블랙잉크 트림은 검정색 차체만 선택 가능한가요?

    A. 어비스 블랙펄이 기본 색상이지만 크리미 화이트 펄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흰 차체에 블랙 크롬 없는 외장을 조합하면 대비감이 강하게 살아나 나름의 개성 있는 스타일이 나옵니다. 트림인지 옵션인지 현대차 내부에서도 정리가 덜 된 느낌이 있어, 실차 계약 전 담당자에게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결론

    2027 팰리세이드 연식 변경은 단순 페이스리프트가 아닙니다. 하이루프, 블랙잉크, XRT라는 세 가지 새 방향성이 추가되면서 팰리세이드가 노리는 고객층이 눈에 띄게 넓어졌습니다. 특히 밴 스타일의 카니발이나 스타리아는 싫지만 하이루프의 공간감은 원한다는 분들에게 하이루프 모델은 국내 유일한 선택지가 됩니다.

    다만 풀옵션 기준 8,862만 원이라는 가격표는 마냥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이 금액이면 도요타 알파드 기본 트림이 살 수 있는 구간이고, 국내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도 여유 있는 차이가 납니다. 현대의 상품성 강화 노력은 분명 인정하지만, 가격이 올라갈수록 수입차 선택지를 자연스럽게 넓혀주는 효과가 생긴다는 점은 현대차 입장에서도 고민해볼 부분으로 보입니다. 실차가 나오면 특히 후석 엔터테인먼트 화면 각도와 실내 조명 체감을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xce1paEMpCE&t=500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