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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GN7 페이스리프트)가 기존 대비 최대 700만 원 인상된 가격표를 들고 출시되었습니다. 디자인 완성도나 인포테인먼트 수준을 보면 납득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솔직히 처음 가격표를 확인했을 때 잠깐 멍했습니다. 이미 공도에서 새 그랜저를 몇 번 마주쳤는데, 달라진 리어 램프 위치가 눈에 확 들어올 만큼 실제로도 변화가 체감됐습니다.

신형 그랜저 디자인 변경 — 앞·뒤 모두 실용성까지 챙겼다
일반적으로 페이스리프트(facelift), 즉 부분변경 모델은 "앞뒤만 살짝 건드리고 큰 변화는 없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신형 그랜저는 제 경험상 그 공식이 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서 페이스리프트란 차체 플랫폼은 유지한 채 외관 주요 부위를 개선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이번 변경은 디자인 변화가 단순히 미관을 넘어 실용성 문제까지 해결한 케이스입니다.
전면부터 살펴보면, 기존 모델은 헤드램프 주변에 사각형 테두리가 또렷하게 잡혀 있어 다소 정적인 인상이었습니다. 신형은 그 테두리가 사라지고 램프가 그릴 구석 깊이 박혀 들어간 형태로 바뀌었는데, 제가 직접 보니 일체감이 한층 자연스러워 전체 밸런스가 훨씬 좋아 보였습니다. 그 위로 이어진 가로형 DRL(주간주행등)이 측면 팬더 라인과 한 줄로 연결되는 구성인데, 여기서 DRL이란 차량이 주행 중 항상 켜두는 전조등 대용 조명으로 보행자 시인성을 높이는 장치입니다. 제네시스가 두 줄 라인으로 감싸는 방식이라면 현대는 한 줄로 앞부터 뒤까지 쭉 이어지는 구성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뒷면에서는 제가 실제로 운전하며 가장 불편하게 느꼈던 문제가 해소됐습니다. 이전 모델은 방향지시등이 범퍼 하단에 위치해 있어, 도심에서 앞차가 그랜저일 때 차간거리가 좁아지면 방향지시등이 켜진 건지 아닌지 구분이 잘 안 됐습니다. 신형은 방향지시등이 테일램프 바로 아래로 올라왔고, 은색 장식 띠 속에 반투명 처리된 주홍색 램프가 숨겨진 방식입니다. 순전히 다른 차 운전자들을 위한 변경인데, 이런 부분에서 완성도가 느껴집니다.
휠 디자인도 터빈 형상으로 교체되어 역동성을 강조했고, 전체 차체 길이도 기존 5,035mm에서 15mm 늘어난 5,050mm로 조정되었습니다(출처: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15mm라는 수치는 실제로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커졌다"는 느낌보다는 프로포션이 미세하게 다듬어진 느낌에 가깝습니다.
- 전면: 헤드램프 테두리 제거 → 일체형 그릴 구성으로 밸런스 개선
- 측면: DRL-팬더-테일램프 한 줄 연결, 방향지시등 사이드 리피터 통합
- 후면: 방향지시등 위치 상향(범퍼→테일램프 하단), 시인성 대폭 향상
- 휠: 터빈 형상 신규 디자인 적용
- 전장: 5,035mm → 5,050mm (15mm 증가)
플레오스 커넥트·가격 인상 — 기술은 인정, 인상폭은 의문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12.3인치 듀얼 디스플레이를 완전히 걷어내고 17인치 단일 대화면을 중앙에 배치한 것입니다. 참고로 테슬라 모델 Y가 16인치, 모델 X가 17인치 화면을 탑재하고 있는데, 신형 그랜저가 같은 17인치 스펙에 진입한 셈입니다. 화면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플레오스 커넥트(ccOS 기반 차량용 운영체제)입니다. 여기서 플레오스 커넥트란 현대자동차가 수년간 개발해 온 차량 전체 통합 제어 플랫폼으로, 단순 인포테인먼트를 넘어 OTA(Over-The-Air)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기능을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제가 직접 만져본 건 아니지만, 기존 그랜저와 비교해 화면 반응 속도나 인터페이스 구성이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는 평이 일관되게 나오고 있습니다. 주행 중에는 왼쪽 주행 정보, 중앙 내비게이션, 오른쪽 미디어 제어로 3분할 운영되며, 3개 손가락으로 화면 구성을 전환하는 쓰리핑거 모드도 지원됩니다. 정차 시에는 17인치 전체 화면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시청도 가능합니다.
스마트 비전 루프도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여기서 스마트 비전 루프란 글래스 루프(panoramic sunroof)에 전기 변색 기술을 적용해 불투명과 투명 사이를 전동으로 전환하는 장치로, 이번 신형에는 6분할 독립 디밍 제어가 가능한 방식이 탑재됐습니다. 제 경험상 택시로 운영되는 기존 그랜저도 승차감 자체는 꽤 수준 높았는데, 이번 서스펜션 고무 부싱류 개선과 세팅 최적화가 더해진다면 승차 품질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지 실제 시승이 기대됩니다.
동력계통은 기존과 동일하게 2.5L 터보, 3.5L 터보, 3.5L LPG, 1.6L 터보 하이브리드 네 가지 라인업을 유지합니다. 수치상 마력·토크가 같더라도 기어비 최적화나 부품 개선을 통해 체감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블랙잉크 에디션 기준으로 약 700만 원 인상은 납득하기 쉽지 않은 폭입니다. 현대차 국내 판매 통계에 따르면 그랜저의 8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출처: 현대자동차 가격표 페이지). 일반적으로 "국산 프리미엄 세단이니 가격 인상은 당연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제 생각으로는 이 방향이 지속되면 "돈이 없어서 수입차 산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실제 구매 패턴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제네시스를 제외하면 국산 세단 중 가장 상위 포지션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인상폭의 기준이 어디에서 나온 건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형 그랜저 방향지시등이 왜 더 잘 보인다고 하나요?
A. 이전 모델은 방향지시등이 범퍼 하단에 따로 위치해 있어, 앞차와 거리가 가까워지면 시야에서 가려지는 구조였습니다. 신형은 테일램프 바로 아래로 위치가 올라왔고, 은색 장식 띠 속에 반투명 처리되어 숨겨진 방식입니다. 도심 주행 중 체감 시인성은 실질적으로 개선된 변화로 보입니다.
Q. 플레오스 커넥트가 기존 인포테인먼트랑 뭐가 다른 건가요?
A. 플레오스 커넥트는 단순히 화면이 큰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아닙니다. 차량 전체 장치를 통합 제어하는 운영체제 개념으로, OTA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출시 이후에도 기능이 지속적으로 추가되거나 개선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기존 시스템이 출고 상태에서 고정되었다면, 플레오스 커넥트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신형 그랜저 엔진은 기존이랑 같은 건가요?
A. 라인업 구성은 기존과 동일합니다. 2.5L 터보, 3.5L 터보, 3.5L LPG, 1.6L 터보 하이브리드 네 가지입니다. 공식 마력·토크 수치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부분변경 과정에서 기어비 최적화나 서스펜션 부싱 개선이 함께 이루어진 경우가 많아 수치 외의 체감 품질은 시승으로 확인해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Q. 스마트 비전 루프는 어떤 기능인가요?
A. 전기 변색 기술을 적용한 글래스 루프로, 버튼 조작으로 유리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신형 그랜저에 탑재된 버전은 6분할 독립 디밍 제어가 가능해, 탑승자가 원하는 구역의 투명도만 따로 조절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일반 선루프와 달리 물리적으로 열리지 않아도 햇빛 차단을 정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결론
신형 그랜저는 디자인 완성도와 플레오스 커넥트 탑재, 실용성 개선이라는 세 가지 면에서 분명히 잘 만든 차입니다. 특히 후방 방향지시등 위치 변경처럼 다른 운전자를 배려한 설계는 제가 실제 도로에서 불편하게 느꼈던 부분이라 더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블랙잉크 에디션 기준 700만 원 수준의 가격 인상은 기술적 완성도와 별개로 시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앞으로도 계속 신모델을 출시해 나갈 텐데, 이런 식의 가격 상승 기조가 이어진다면 국산 프리미엄 세단의 경쟁력이 스스로 좁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OTA 업데이트를 통한 플레오스 커넥트의 지속적 발전이 가격 인상의 명분이 될 수 있는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