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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차가 이렇게 예뻐도 되나 싶었습니다. 독일 IAA에서 기아 PV7이 베일을 벗은 순간, 저는 솔직히 '이거 진짜 승합차 맞아?'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카고 버전은 캠핑카로 개조하면 세컨카가 아닌 올라운더로 쓸 수 있을 것 같았고, 패신저 버전은 스타리아보다 넓은 실내 공간이 예상 밖이었습니다. 7인승이라는 숫자가 오히려 아깝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기아 PV7 이 차가 상용차라고요? 실내 공간과 플레오스커넥트 UI
기아 PV7 패신저 버전에 처음 올라탔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스티어링 휠이었습니다. 네모난 형태에 엠블럼이 중앙이 아닌 살짝 옆으로 비켜 있는 구성인데, 제가 직접 봐도 '이게 상용차용이라고?' 싶을 만큼 승용차 느낌이 강했습니다. 더블 D컷 스티어링 휠, 즉 위아래가 잘려 직선 처리된 핸들 형태로, 계기판 시인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급 세단에서 볼 법한 스포티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습니다.
운전석 쪽에는 슬림 디스플레이가 들어갑니다. 슬림 디스플레이란 전통적인 계기판 자리에 들어가는 긴 띠 형태의 화면으로, 속도·배터리·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센터에는 플레오스 커넥트(Polestar Connect와 혼동하지 않도록, 기아 자체 인포테인먼트 OS입니다)가 들어갑니다. 여기서 플레오스 커넥트란 기아가 대형 상용 EV에 적용하는 통합 운영 체제로, 내비게이션·차량 설정·연결 서비스를 하나의 화면에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입니다. PV5에 탑재된 플레오스 플릿과는 다른데, 플릿 버전은 차량 관제·물류 최적화에 특화된 반면, 커넥트 버전은 일반 승객 이동에 맞춰 UX를 구성했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저는 현대차 전시장에서 신형 아반떼에 잠깐 앉아 슬림 디스플레이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그때는 센터 디스플레이 왼쪽에 계기판 구역이 따로 있는 구조가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고, 운전석 위치에서 시선이 가려지는 게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PV7은 실내 폭이 훨씬 넓기 때문에 그 답답함이 상당 부분 해소된다고 봅니다.
수납 공간은 솔직히 과할 정도였습니다. 대시보드 곳곳에 공간이 숨겨져 있고, 수납함 내부에 USB-C 포트가 내장돼 스마트폰을 넣은 채로 충전까지 가능합니다. 무선 충전 패드도 별도로 있고, 나사 구멍이 노출된 마운트 포인트도 있어서 추후 디스플레이나 거치대를 직접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이건 단순한 승합차가 아니라 '움직이는 작업 공간'이라는 기아의 의도가 분명히 읽히는 부분입니다.
오디오 쪽에서는 드비알레(Devialet) 스피커 브랜드가 탑재됐습니다. 드비알레는 소형화된 유닛에서도 풍부한 음질을 구현하는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오디오 브랜드로, 가정용 무선 스피커 한 대에 30~50만 원대 이상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프로토타입 단계라 사운드 튜닝이 완성됐다고 보기엔 이르지만, 방향성만으로도 꽤 기대가 됩니다.
- 플레오스 커넥트: 승객 이동 특화 인포테인먼트 OS, PV5의 플레오스 플릿과 별개 시스템
- 슬림 디스플레이: 계기판 자리의 띠 형태 화면, 넓은 실내 덕분에 PV7에서는 시인성 개선
- 드비알레 스피커: 소형화·고음질 특화 프랑스 브랜드, 기아 차량 최초 탑재
- USB-C 내장 수납함, 무선 충전 패드, 나사 마운트 포인트 기본 제공
- 더블 D컷 스티어링 휠: 위아래 직선 처리로 시인성·디자인 동시 해결
캠핑카 개조 가능성, 그리고 80만 대 LCV 시장의 의미
카고 버전 PV7 안에 들어갔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여기다 소파 하나 놓으면 완성이다"였습니다. 천장이 표준 루프 기준으로 다소 낮게 느껴지긴 했지만, 하이루프 옵션을 선택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하이루프란 표준보다 지붕을 높게 올린 차체 옵션으로, 적재 공간과 실내 기립 높이를 동시에 확보하는 구성입니다. 기아는 PV7에 총 25가지 구성 옵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는데, 길이·루프 높이·좌석 수·적재량 조합이 모두 다릅니다.
캠핑카 개조 측면에서 PV7 카고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존 캠핑카 전용 차량은 일상 주행에 쓰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차체가 크고, 연비가 나쁘고, 주차도 곤란합니다. 결국 세컨카로 주차장에 세워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반면 PV7은 외관이 일반 상용차와 다를 것 없어 주차 거부감이 덜하고, 전기차(EV)이기 때문에 내부에서 220V 아울렛 사용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220V 아울렛이란 가정용 콘센트와 동일한 교류 전원 출력 단자로, 전기밥솥·커피머신·노트북 등을 차 안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기능이 캠핑카 개조 시 가장 큰 실용성 포인트입니다.
PV7은 LCV(Light Commercial Vehicle, 경상용차) 시장을 겨냥한 모델입니다. LCV란 1톤 미만에서 3.5톤 미만 사이의 소형~중형 상용차를 통칭하는 분류로, 배달 밴·셔틀 버스·캠핑 개조차·이동 사무실 등 용도가 매우 폭넓습니다. 유럽 LCV 시장 규모는 연간 약 80만 대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출처: ACEA 유럽자동차제조협회), PV7은 바로 이 시장 정중앙을 노리는 차입니다. PV5가 소형급이었다면, PV7은 그보다 한 체급 위인 메인스트림 밴 세그먼트를 커버합니다.
IAA 현장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PV7을 직접 개조해 전시에 참가한 서드파티 업체가 이미 15개사 이상이었다는 점입니다. 기아가 섀시캡(Chassis Cab)이라고 부르는 도너 모델, 즉 차체 구조만 제공하는 베이스 플랫폼을 외부 업체에 공급하면, 각 업체가 자신들의 방식으로 차를 완성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섀시캡이란 운전석과 파워트레인만 완성된 상태에서 적재 공간이나 캐빈은 별도로 제작·장착하는 플랫폼 형태를 말합니다. 기아 입장에서는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플랫폼 공급 사업자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전략인데, 이 방향이 맞다면 PV7의 파생 모델은 앞으로 수십 가지가 넘게 생길 수 있습니다(출처: 기아 공식 홈페이지).
3열 좌석 구성도 흥미로웠습니다. 세 좌석이 하나의 레일이 아닌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구조여서, 탑승자 수와 짐의 양에 따라 공간 배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독립 슬라이드 시트가 실제로 유용하게 쓰이려면 조작 편의성이 받쳐 줘야 하는데, 프로토타입 단계에서도 레일 움직임이 부드러운 편이었습니다. 골프백 7개, 여행 가방 7개를 넣고도 여유가 있다는 점은 7인승이라는 숫자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아 PV7은 스타리아랑 비교했을 때 어떤가요?
A. 공간 자체는 PV7이 더 넓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만 스타리아가 승용 감각에 가깝다면, PV7은 상용차 베이스라는 느낌이 실내에서 살짝 묻어납니다. 열선·통풍 시트, 글래스루프, 드비알레 오디오 같은 구성은 오히려 스타리아를 앞서는 부분도 있어서, 어느 쪽이 낫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용도에 따라 갈릴 것 같습니다.
Q. PV7 카고를 캠핑카로 개조하면 실용적인가요?
A. 전기차라서 220V 아울렛을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하이루프 옵션을 선택하면 실내 기립 높이도 확보되고, 외관이 일반 상용차와 크게 다르지 않아 도심 주차 거부감도 덜합니다. 기존 캠핑카처럼 세컨카로만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실용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Q. 플레오스 커넥트가 PV5의 플레오스 플릿이랑 다른 건가요?
A. 네, 다릅니다. 플레오스 플릿은 물류·차량 관제에 특화된 OS로 PV5에 탑재됩니다. 반면 PV7에 들어가는 플레오스 커넥트는 승객 이동 경험에 맞춘 UI로,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중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동일 플랫폼에서 서로 다른 OS를 선택하는 방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PV7은 한국에 언제 출시되나요?
A. IAA 공개 시점 기준으로 아직 정확한 국내 출시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PV5가 국내에서도 다양한 용도로 이미 활용되고 있고, PV7이 유럽 80만 대 LCV 시장을 겨냥한 만큼 국내 도입도 시간 문제로 보입니다. 보조금 구조나 인증 조건 등은 출시 시점에 맞춰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Q. 섀시캡 방식이 뭔지, 왜 중요한가요?
A. 섀시캡은 운전석과 구동계만 완성된 베이스 플랫폼을 외부 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업체들은 이걸 받아 캠핑카·냉장 탑차·이동 클리닉 등 목적에 맞게 차체를 완성합니다. PV7의 경우 IAA에서만 이미 15개사 이상이 이 방식으로 참가했는데, 기아가 단순 제조사가 아닌 플랫폼 공급자로 사업 모델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결론
솔직히 PV7을 보기 전까지는 '그냥 PV5 크게 만든 거 아닐까'라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IAA 현장에서 직접 보고 타보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상용차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이 정도 실내 완성도, 이 정도 플랫폼 확장성을 보여주는 차가 지금 유럽 시장에 있냐고 물으면, 저는 없다고 봅니다.
캠핑카 개조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하이루프 카고 버전을 중점적으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국내 출시 일정과 보조금 구조가 확정되는 시점에 맞춰 옵션별 비교도 따로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